2025년 4월 · 아빠와 아들의 여행
廣島 ・ 宮島 ・ 尾道
이동 경로
날짜별 기록
DAY 1 · 오전
廣島駅 → 原爆ドーム前
히로시마역 도착 · 원폭 돔
히로시마에 내리자마자 트램에 올랐다. 노면전차가 천천히 시내를 가로지르는 동안 아들 녀석은 차창 밖을 내다보며 눈을 떼지 못했다. 원폭 돔 앞에서는 오래 침묵했다. 설명을 굳이 하지 않아도 됐다 — 그 공간이 알아서 말하고 있었다.
DAY 1 · 오후
お好み村 · 本通り
오코노미야키 골목 · 혼도리 상점가
오코노미무라(お好み村)의 작은 철판 앞에서 현지 아주머니가 눈앞에서 굽는 히로시마식 오코노미야키. 면이 들어간 히로시마 스타일은 오사카 것과 전혀 다르다. 아들은 두 판을 비웠다. 오후엔 혼도리 상점가를 걸으며 아케이드 오락실 한 시간.
DAY 2 · 종일
宮島 · 厳島神社
미야지마 · 이쓰쿠시마 신사 · 사슴
미야지노구치역(宮島口駅)에서 페리를 탔다. 바다 위로 떠있는 붉은 도리이(鳥居)가 시야에 들어오는 순간 — 아들이 처음으로 "와" 소리를 냈다. 섬 안에서 아무도 모셔다 주지 않아도 제발로 걸어다니는 사슴들. 아들 손에 들린 과자 봉지를 당기던 그 녀석의 표정이 아직도 생생하다. 모미지만주(もみじ饅頭)를 한 봉지 사서 벤치에 앉아 나눠먹었다.
DAY 3 · 종일
尾道 · 坂の街 · レンタサイクル
오노미치 · 언덕의 도시 · 자전거 투어
산요 본선 기차를 타고 오노미치로 이동했다. 렌터사이클 가게에서 자전거 두 대를 빌렸고, 바다 따라 난 좁은 길을 함께 달렸다. 고양이가 많기로 유명한 골목(猫の細道)을 오르내리고, 절과 절 사이를 자전거로 잇는 오노미치 7복신 코스의 절반쯤. 언덕 꼭대기 카페에서 바라본 시마나미 해도 방향의 바다는 오래 머물고 싶은 풍경이었다.
DAY 4 · 귀국
廣島駅 → 廣島空港
히로시마로 귀환 · 귀국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아들이 조용히 잠들었다. 그 얼굴을 보며 생각했다 — 이 여행은 꽤 오래갈 기억이 되겠구나. 히로시마 공항 편의점에서 사 먹은 마지막 주먹밥까지.
기억의 조각들
히로시마 노면전차
1945년 이후 도시와 함께 재건된 전철. 원폭 이후에도 살아남은 차량이 지금도 달린다는 사실을 역 앞 안내판에서 읽었다. 그걸 타고 달린다는 게 단순한 이동이 아니었다.
바다 위 도리이
만조 때 물 위에 떠있는 붉은 도리이(鳥居). 사진으로 수백 번 봤지만 직접 배에서 바라보는 건 차원이 다른 경험이었다. 아들은 "저게 진짜야?" 라고 물었다.
겁 없는 사슴들
미야지마의 사슴은 관광객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 아들 손에서 과자를 빼앗고, 지도를 씹으려 했고, 셔츠 소매를 당겼다. 30분 만에 아들은 완전히 그 녀석들의 팬이 됐다.
오노미치 자전거 길
바다와 언덕이 공존하는 도시를 자전거로 달리는 건 오노미치만의 방식이다. 좁은 골목에서 고양이와 눈이 마주쳤고, 언덕 위에서 내려다본 시마나미 해도 방향의 풍경은 지금도 눈에 선하다.
히로시마식 오코노미야키
오사카 것과 달리 면을 층층이 쌓아 굽는 히로시마 스타일. 오코노미무라(お好み村) 3층 좁은 가게, 철판 앞에서 먹는 그 맛은 여행의 맛이기도 했다.
모미지만주와 벤치
미야지마 기념품 1순위, 단풍잎 모양 만주. 두 개 사서 벤치에 나란히 앉아 먹었다. 사슴 한 마리가 슬쩍 다가왔고 우리는 같이 웃었다. 별것 아닌데 선명하게 남은 장면.
아빠의 기록
히로시마 트램을 처음 탔을 때, 네가 창문에 이마를 붙이고 바깥을 바라보던 모습이 기억난다. 낯선 도시의 전차 안에서 뭘 그렇게 열심히 보고 있었냐고 물으니까 — "다 신기해서요"라고 했지.
원폭 돔 앞에서는 오래 말이 없었다. 아빠도 그랬다. 그냥 같이 서 있었던 것 같다. 그걸로 충분했다.
미야지마에서 사슴한테 지도 빼앗겼을 때 네가 그렇게 크게 웃는 걸 오랜만에 봤다. 오노미치 언덕을 자전거로 오를 때는 나한테 "아빠 많이 힘들어요?" 라고 물었지. 조금 힘들었다. 근데 안 힘든 척 했다.
이 여행은 크게 대단한 것 없이 기차 타고 트램 타고 자전거 타고 다닌 3박 4일이었지만, 나한테는 꽤 긴 시간으로 남아있다. 네가 나중에 이 페이지를 보게 된다면 — 그때의 우리가 잘 담겨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