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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정책

직위에 '님' 자를 붙이는 현상

2026-07-02 공직문화행정에세이

공식석상에서 사회자가 "지금부터 ○○○ 제천시장님의 인사 말씀이 있겠습니다"라고 할 때, 나는 매번 잠깐 멈칫하게 된다. 잘못된 것은 아닐 것이다. 오래된 관행이고, 대부분의 행사에서 그렇게 해왔다. 그런데도 어딘가 걸리는 느낌이 든다.

시민 앞에서 공직자의 직위에 님 자를 붙이는 것. 행사장 안에서는 자연스럽게 들리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 "님"이 놓이는 위치가 참 묘하다고 느껴진다. 사회자가 공직자의 직위에 님을 붙일때 우리가 당신들의 윗분을 모시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공직자는 공복(公僕)이라는 말이 있다. 행정의 존재 이유가 시민에게 있다면, 시민 앞에서 공직 직위를 높이는 연출은 그 방향과 조금 어긋나는 것 아닐까 싶다. 섬기는 사람이 섬김을 받는 자리에 놓이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물론 반론도 있을 수 있다. 한국어의 존댓말 체계는 단순히 위계를 나타내는 게 아니라 예의와 격식의 표현이기도 하다. 님 자를 빼면 오히려 결례처럼 들릴 수 있고, 사회자 입장에서는 혹시라도 실례가 될까 싶어 붙이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그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다만 언어는 관계를 만든다고 느낀다. 공식석상에서 반복되는 "시장님", "국장님", "과장님"은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에게 하나의 위계 지도를 그려주는 셈이다. 누가 높고 누가 낮은지를, 말이 먼저 정리하는 식으로. 공직자 스스로가 그 자리를 어색하게 느낀다면, 그 어색함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격식 있는 자리일수록 오히려 직함만으로 충분할 수 있다. "제천시장 ○○○님 께서 인사말씀 드리겠습니다." 이렇게 바꿔말하는건 어떨까?? 이름에 님 자를 붙이는건 무례하지 않을 수 있고, 시민 앞에서 공직자는 직책으로 서는 것이 더 자연스러울 수 있다. 높임의 대상이 아니라, 맡은 일을 하는 사람으로.

작은 언어 습관 하나지만, 그 안에 공직과 사회 문화의 방향 같은 게 담겨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님"의 위치를 바꾼다고 조직 문화가 달라지는 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시민 앞에서 스스로를 어떻게 위치시키는지는, 말에서 먼저 드러나는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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