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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정책

청년이 떠나지 않아도 되는 도시 — 강소기업 유치 전략

2026-07-02 인구정책기업유치지역경제

지자체 간 인구 유치 경쟁은 구조적으로 제로섬 게임과 유사하다. 예를들어 A시가 이주 지원금으로 B시, C시, D시의 청년 50명을 데려오면, A시의 인구는 늘고 B시의 인구는 준다. 대한민국 전체 인구는 변하지 않는다. 경쟁에서 이기는 지자체는 있어도, 지방 전체가 이기는 방정식은 나오지 않는다.

그렇다면 무엇이 인구를 실질적으로 늘리는가. 오랜 생각 끝에 가장 설득력 있는 답은 하나다. 양질의 일자리다. 지원금이 사람을 부를 수 있어도, 사람을 머물게 하는 것은 일자리다. 더 정확히 말하면, 직원들이 회사를 믿고 삶의 터전을 옮길 수 있는 수준의 일자리다.

양질의 일자리란 취업률 통계에 잡히는 일자리가 아니다. 직원이 발령을 받았을 때 가족과 함께 이사를 결정할 수 있는 회사, 10년 뒤에도 그 자리에 있을 회사다. 그 수준의 일자리는 대체로 오래되고 안정된 기업에서 나온다. 여기서 하나의 정책 방향이 나온다. 수도권에 있는 오래된 강소기업을 찾아나서는 것이다.

강소기업이란 한 분야에서 20년, 30년 이상 버텨온 중소기업이다. 직원 대부분이 장기 근속을 하고 있고, 시장에서 자기 자리를 가지고 있으며, 임직원 간 신뢰가 쌓인 기업이다. 이런 기업들이 지금 수도권에서 이전을 고민하고 있을때가 있다. 임대료 상승, 인력난, 포화된 인프라, 확장하려 해도 땅이 없는 현실이 이유다.

수도권 기업의 지방 이전시 지원의 방향은 세 층위로 구성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업에 대해서는 공장 이전·설비 이동·초기 운영 안정화에 필요한 실질 비용을 지원한다.
이주 직원에 대해서는 전세 자금 대출 이자 지원, 자녀 교육비 보조, 이사비 지원을 패키지로 제공한다. 그리고 지자체 차원의 별도 특별 지원을 부여해, 기업 차원이 아닌 개인 차원의 이주 결정을 이끌어낸다. 기업만 설득해서는 충분하지 않다. 직원이 움직여야 기업이 정착할 수 있다.

제천이 제안할 수 있는 것은 분명하다. 청풍호와 의림지, 월악산이 있고, 수도권에서 1시간 대 거리에, 주거비 부담이 낮고, 아이 키우기 나쁘지 않은 환경이다. 이것은 단순한 관광 자원이 아니라 삶의 조건이 될 수 있다. 수도권에서 지쳐 있는 직원들에게, 이런 환경은 경쟁력 있는 정착 이유가 되기도 한다.

전통적인 기업 유치는 인센티브 크기 경쟁이었다. 더 많은 보조금, 더 넓은 산업단지, 더 큰 세금 감면. 그 경쟁에서 소규모 지자체가 대도시를 이길 방법은 없다. 강소기업 전략은 다른 논리로 작동한다. 기업이 '오고 싶어서 오는' 조건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올 수 없게 막는 조건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한 번 정착한 강소기업은 쉽게 떠나지 않는다. 직원들이 뿌리를 내리면, 기업도 뿌리를 내린다. 아이들이 여기서 학교를 다니고, 그 직원이 어르신이 되어 여기서 노후를 보낸다.

인구 정책의 출발점을 다시 설정해야 한다. 숫자를 채우는 방식에서, 사람이 머물 이유를 만드는 방식으로. 옆 도시의 사람을 빼앗는 경쟁이 아니라, 이 도시에서 일하고 살아가는 사람의 기반을 두텁게 하는 방향으로.

그 믿음이 정책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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