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풍호의 청풍랜드와 만남의 광장
대관람차가 오지 않았다. 사업은 흐지부지 되고있고, 만남의 광장과 번지점프장은 그 자리에 그대로 있다.
만남의 광장과 청풍랜드는 전국 최고 수준의 호수 조망을 가진 곳이다. 청풍대교와 비봉산, 그리고 청풍호가 한눈에 들어오는 멋들어진 자리다. 연간 방문객은 100만 명 이상으로 카운팅된다. 숫자만 보면 성공한 관광지처럼 보인다. 그런데 그 100만 명이 실제로 하는 일은 하나다. 넓디넓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멋진 조망을 잠시 둘러보고, 공중 화장실을 들렀다가 차를 돌려 나간다. 머무는 시간은 짧고, 소비는 없고, 기억에 남는 것은 청풍호의 멋진 경치뿐이다. 방문객 숫자와 관광 효과 사이의 간극이 이 공간이 가진 본질적인 문제다.
청풍랜드(번지점프장) 또한 관광객을 찾기 힘들다. 2002년 조성 당시 국내 최대 높이라는 상징성으로 청풍호 익스트림 체험의 대표 시설이었다. 지금은 그 상징성이 사라진 지 오래다. 더 높은 시설이 들어섰고, 이용객은 줄고 있으며, 고장난 핵심 설비인 이젝션시트의 교체 비용은 수억 원이 예상된다. 지속 유지할 것인가, 철거할 것인가. 이대로 방치하기 아까운 공간이다.
만남의 광장도 다시 봐야 한다. "만남의 광장"이라는 이름은 전국 어디에나 있고, 그래서 제천에 있는 이 공간은 이름을 불러도 어디인지 잘 모른다. 차량 통제가 없으니 아무나 들어오고, 아무나 들어오니 도시락을 먹고 담배를 피우고 쓰레기를 두고 간다. 관리 부재가 공간의 용도를 결정해버린 형국이다. 100만 명이 스쳐가도 흔적이 남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방향은 세 가지로 수렴된다. 먼저 이름을 바꿔야 한다. "만남의 광장"은 전국 어디에나 있는 이름이라 이 공간만의 정체성을 담지 못한다. "청풍호 수변공원"처럼 장소가 가진 자연자원과 경관을 직접 호명하는 이름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름이 바뀌어야 재홍보의 출발점이 생기고, 공간에 이야기가 붙기 시작한다. 다음은 입장 요금이다. 만남의 광장에 차량 진입 시 소정의 요금을 부과하면 통과형 이용은 자연스럽게 걸러진다. 관리재원을 외부에 의존하지 않고 공간 자체에서 확보하는 구조이기도 하다. 내부시설 이용은 무료로 유지하면 주민 반발을 최소화하면서 공간의 성격을 바꿀 수 있다. 마지막은 청풍랜드의 리뉴얼이다. 2002년에 지어진 노후 시설을 그대로 두는 한 이 공간은 계속 비어 있을 것이다. 청풍호 조망을 품은 빵카페, 지역 먹거리, 체험 콘텐츠가 결합된 다중이용시설로 전환해야 한다. 경치 앞에 사람을 앉힐 이유를 만드는 일이다.
조망은 이미 최고다. 전국 어느곳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명소 중에 명소다. 해마다 100만명 이상이 이 공간을 찾고 있다는 사실도 바꿀 수 없는 조건이다. 그 조건을 살리지 못하고 숫자에만 의지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의 전부다. 대관람차를 기다리던 시간은 끝났다. 이 공간이 바뀌어야 할 시간이 왔다.